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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마당

Junggye Yangeop Catholic Chu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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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성령으로 기름 부어 성자를 그리스도와 주님이 되게 하셨으니, 저희도 함께 축성하시어 현세에서 구원의 증인이 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성령으로 기름 부어 성자를 그리스도와 주님이 되게 하셨으니, 저희도 함께 축성하시어 현세에서 구원의 증인이 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본기도’를 창으로 들려주시는 추기경님의 힘찬 목소리가 스피커를 통하여 성당 안을 가득 채운다. 주님의 대리자이신 그분의 목소리는 이내 기도가 되어 내 가슴에 자리를 잡았다. 성당 안은 사제들과 평신도들의 뜨거운 열기가 사순의 마지막 미사임을 예고해 준다.



서울대교구소속 각본당의 사제들이 속속 모여들기 시작한다. 거룩한 성삼일 중 성목요일, 이 날을 추기경님께서는 사제들의 생일날이라고 말씀하신다. “성유축성미사” 를 드리는 오늘, 그리스도 예수님께서는 성체성사를 제정하시어 당신 친히 사제가 되셨고  성품성사를 세우셨다.












오전 10시.

성당 안은 자리를 잡지 못한 사람들로 가득 찼다. 사제단이 입장을 한다. 장백의를 입고서 두 줄로 질서정연한 차림으로 엄숙하게 들어온다. 신자들은 모두들 뒤로 향하여 입장을 하는 사제들을 바라보며 입당성가를 불렀다.



주교단이 들어오면서 마지막으로 추기경님께서 입당하시면서 강복을 주셨다.

근래 추기경님께서 건강이 안 좋으시다 는데 두 시간 이상 되는 장엄미사를 어떻게 집전하실지 걱정이 되었다. 그렇지만 이내 기우는 사라지고 추기경님의 우렁찬 목소리가 성당을 가득 채운다.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말씀의 전례가 시작되면서 젊은 부제 한분이 금장으로 정교하고 아름답게 수놓아진 성경을 높이 받든 채 복음선포대에 올라서서 성경을 내려놓고 바로 분향을 하였다. 복음의 내용은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이었다. 오늘따라 이상하리만치 분심이 안 들고 장엄미사에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다.



복음 내용은, 하느님께서 예수님을 보내신 목적을 밝히신다.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묶여 있는 이들을 풀어 주며, 눈 먼 사람들을 바로 보게 하고, 억눌려 지내는 이들을 일으켜 세우고, 주님의 해방의 날을 선포하기 위해서다. 하느님의 구원은 먼 미래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추기경님께서 강론을 하시는데, 해방 후부터 6ㆍ25전쟁 중에 서품을 받으신 노 사제들을 일일이 소개하시면서 지금 많은 사제들이 성당을 가득 메운 것은 순전히 하느님의 은총이라고 말씀하신다. 그러면서 오늘 서품 50주년 ‘금경축’을 맞이하시는 팔순이 넘으신 노 사제를 축복해주셨다.



강론이 끝난 후 “사제갱신식”이 이루어졌다. 오늘 미사의 첫 번째 핵심 부분이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사랑의 새 계명을 주시면서 “너희는 서로 사랑하여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세상 사람들이 너희를 보고 내 제자라는 것을 알 것이다.” 이렇게 해서 성 목요일에 성품성사가 제정되었다.



추기경님께서는 그래서 오늘을 사제직의 날, 사제들의 생일날이라 하셨다. 사제들에게 매우 의미 있는 날로서 교구장이신 주교님께 갱신식을 한 것이다. 신자들이 세례갱신식 때 약속 하는 것처럼 사제들도 추기경님께 갱신 약속을 하였다.



오늘 저녁 성 목요일 만찬미사는 성체성사를 제정하시는 날이다. 이때에도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시면서 “주님이며 스승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었으면,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 내가 너희에게 한 것처럼 너희도 하라고, 내가 본을 보여 준 것이다.” 라며 봉사직을 요구하셨다.



장엄미사가 계속 진행되는 동안 억제하지 못할 감정이 솟구친다. 그것은 이내 눈물로 표현이 되어 내 눈에 이슬방울로 맺혔다. 눈을 수차례 껌벅이며 괜히 성가를 목청껏 크게 불렀다. 이렇게 하니 감정이 약간 가라앉는다. 축성 때 추기경님께서 들어 올리신 성채는 나에게 보름달처럼 크게 다가왔다.



영성체가 끝난 후 추기경님께서는 두 번째 핵심인 병자성사성유, 예비신자성유, 축성성유의 축성을 하시고 강복으로 미사가 끝났다. 오늘 하루를 주님께서 초대하신 날로서 무한한 감격의 영광을 보았으니 커다란 은총을 받게 되었다. “주님. 제가 주님께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소서.”   아멘.






















올리브유로 만들어진 크리스마성유를 축성하기 위해 사제단이 행렬 중이다.

거룩한 성삼일 중  "성 목요일" 축복받은 하루이며,
사제님들의 갱신식이 있는 하루이다. ~~~ *^^* 

 
 

 
 

 
 

 
 
 

                                                   거룩한 성채